베를린, 서울에 이은 <매거진 B>의 도시 시리즈 3탄은 포틀랜드다. (항상 그랬듯이 매거진 B는 이슈 선정을 잘한다. 그렇다면, 포틀랜드 다음으로는 코펜하겐…?) 아무래도 포틀랜드는 킨포크, 에이스 호텔을 위시하여 자신만의 신념으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포틀랜드의 비공식 슬로건은 ‘Keep Portland weird’다. 원래는 오스틴(Austin)의 슬로건이었으나 포틀랜드가 차용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얼마나 독특한 도시이길래 그런 슬로건이 지어졌을까. 이 슬로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무래도 DIY 문화다. 대부분의 대도시가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서 생태계가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포틀랜드는 작지만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업을 일구어내는 곳들이 많다. 미국에서 마시는 수제 맥주의 40% 이상이 포틀랜드에서 탄생했고, 각양각색의 스트리트 푸드들이 넘쳐난다.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대마초가 합법 판정을 받아 대마를 사용하는 F&B 가게도 생겼고,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서점인 파웰서점(Powell’s books)도 있다. 또한 World naked bike ride도 매년 열리는데, 이 풍경을 목격하면 포틀랜드의 독특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가을에 조금 길게 여행을 가려고 한다. (정말 갈 수 있을까) 행선지 후보로 몇 군데가 있는데 아이슬란드와 쿠바, 뉴올리언스 그리고 포틀랜드 중에서 고민이다. 그런데 이번 매거진 B를 읽고는 오히려 포틀랜드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었다. 책을 읽은 결과, 포틀랜드는 여행을 하기보다는 살기에 좋은 곳이라는 것이 결론이다. 반려견을 키우기 좋은 도시, 최고의 녹색 도시 1위, 이상한 사람이 많은 도시 2위(1위는 뉴올리언스…!)라는데 이런 지표는 아무래도 여행보다는 삶에 어울린다. 더불어 자전거 통근 인구 비율은 무려 25%(참고로, 미국 전역의 자전거 통근 인구 비율은 0.5%)이며, 30분만 이동하면 드넓은 바다와 뺵뺵한 나무로 이루어진 산과 숲을 만날 수 있다니.
언젠가 포틀랜드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누구와 함께.
# 기억에 남기고 싶은 문장
포틀랜드의 젊은 세대는 안전을 택하기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걸 다른 사람과 지속해서 공유하길 원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이가 많습니다. 이는 사업에 국한한 얘기는 아닙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들과 소통해 늘 새로운 걸 만들어내죠. 이런 점이 포틀랜드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