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선생님의 전시를 보기 위해 퐁피두 메츠에 방문한 이후로 건축가 반 시게루에 관심이 생겼다. 1994년 르완다 내전, 95년 고베 대지진 등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마다 그는 건축가로서 사명감을 품고 손길을 뻗었다. 급기야 2014년에는 프리츠커 상 까지 수상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어렸을 적부터 원하는 바가 뚜렷했고, 적극적으로 리소스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실 94년도에는 신진 건축가에 가까웠는데, 소노코 유럽(유럽 최대의 지관 제조사)과 비트라와 합작하여 르완다 프로젝트를 완수했을 정도. 각설하고, 카나가와에 있는 시인의 서재와 크라이스트 처치 성당은 언젠가 가보고 싶다.

#기억에 남기고 싶은 문장

건축가뿐만 아니라 다른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인생은 유리 세공처럼 부서지기 쉽다. 이익을 볼 수 있거나 상을 받아서 조금이라도 거만해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자기가 본래 목표로 삼은 건축가와는 다른 방향으로 치우치기도 한다. 그런 만큼 자신의 방향을 주의 깊게 확인해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로서 내 최고 목표는, 언젠가 후타가와 씨가 사진을 찍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p.149-150)

처음 만났을 때 선생님은 이미 70세였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 구조가로서 수많은 유명 건축가들의 작업에 참여하고 계셨다. 하지만 당시 나는 32세의 풋내기 건축가였기에, 일반적으로 나 같은 애송이가 선생님에게 설계를 부탁하는 일 따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타고난 뻔뻔스러움을 앞세워서 전혀 주저하지 않고 선생님을 찾아갔다. (p.15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