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더 알고 싶어 지는 마음이 비단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쇼팽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음악을 듣고 전기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가 주인공인 장편소설을 쓰기까지 이른다. <장송>이라는 소설을 쓰기 위해 히라노는 그가 태어났던 폴란드, 오랫동안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창작의 정점을 찍게 해 준 프랑스, 그리고 말미의 영국까지 놓치지 않고 발자취를 따라나섰다. 그때의 취재 노트를 기반으로 탄생한 책이 바로 <쇼팽을 즐기다>이다.
이 책은 쇼팽의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가족과 연인인 조르주 상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쇼팽의 음악이 세련되고 여성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역시 가족의 영향이 컸다. 지적인 아버지는 쇼팽이 어렸을 때부터 잘 교육받을 수 있도록 인도했고, 사남매 중 그를 제외한 모두가 여자였다. 그가 만든 음악의 결이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하지 않던 시대에 그는 주기적으로 목욕을 하고 향수를 뿌리곤 했으며, 사람이 가득한 콘서트보다는 소규모 살롱 순회와 개인 레슨 등으로 수입을 거뒀다. 인생 자체가 그의 음악이었다.
#기억에 남기고 싶은 문장
쇼팽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고등학교 시절 그런 흥미를 가지고 2단 조판의 두꺼운 쇼팽 전기를 읽은 이래 나는 그의 음악만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도 강하게 매료되었다. 이후 수많은 쇼팽 관련 서적을 읽었는데 나만 인간 쇼팽에 매료된 것은 아닌지 쇼팽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인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p.7)
부유층의 경우 몸을 씻고 청결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볼 때, ‘무취’야말로 신분적 상징이며 오히려 강한 향수를 사용하는 것은 돈이 없고 불결한 것을 감추려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