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화학자 장홍제 교수의 신간. 술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몸 안에서 일으키는 반응까지 모두 화학이다. 바텐더를 하면서 막연하게만 알아왔던 지식을 구체적인 용어 및 설명과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읽는내내 즐거웠다. 물론 저자의 술에 대한 애정도 진하게 느껴져 좋았다.

  • 발효를 진행할 때 효모가 충분히 증식했다면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산소 유입을 막아야 한다. 더 진행될 경우, 에탄올의 산화 반응이 발생해 풍미가 시큼해진다.
  • 알코올은 당보다 열량이 높다. 1g당 약 7kcal로, 1g당 4kcal인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높아 우수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 맥주 효모는 6% 에탄올까지, 와인 효모는 18%까지 버틸 수 있다. 그 이상의 알코올로 만들어내려면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
  • 불이 붙기위한 에탄올의 농도는 ABV 57.15%이며, 화약에 불 붙는 것이 완벽히 증명되었다는 의미로 100 Proof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영국식이며, 미국에서는 쉽게 계산하기 위해 퍼센트의 두 배로 한다.)
  • 위스키를 마시기 좋은 방법은 물을 몇 방울 섞는 것이다. 구아야콜(Guaiacol)은 물과 에탄올에 대한 녹는 정도가 다른데, 몇 방울의 물은 갇혀있던 구아야콜 분자들을 위스키 표면으로 끌어올려 향을 빠르게 풀어낸다. (* 구아야콜 : 특유의 훈제 향이 있으며, 주로 커피, 훈제 식품 등에서 나는 향을 구성하는 성분)
  • 진정제로서의 알코올의 역할 : 글루탐산(Glutamate)이라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은 에탄올에 의해 억제되며, 술을 마실 때 느끼는 이완감과 감정적인 해소의 원인이다. 
  • 꿀물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된다. 체중 1kg당 20% 에탄올 1g을 투여한 뒤 역시 체중 당 1g의 과당을 복용시켰을 때, 알코올에 취해있는 기간이 30.7% 단축되었다. 해독 역시 44.7%에서 최대 80% 빨라졌다. 
  • 지속 가능한 알코올을 위하여 : 위스키 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 산업이다. 알코올 1L를 생산하는 데 평균적으로 60MJ의 열에너지가 사용되며, 이를 환산한다면 14.34kg의 TNT를 폭발시켰을 때의 에너지와 같다. 스코틀랜드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약 10%가 위스키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물 소모량 역시 어마어마하다.
    • 야마자키 증류소는 고온에서 가열해 감칠맛 있는 위스키를 만드는 직화 증류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때 수소 사용을 도입 중이다.
    • 화학 위스키인 글리프(Glyph)나 스테이트리스(Stateless) 위스키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전통적인 위스키 생산에 비해 물과 토지, 열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 스웨덴의 증류소 마크미라(Mackmyra)에서 출시된 AI:01 인텔리전스는 위스키 합성에 인공지능을 적용했다. MS의 애저를 이용해 기존 제조법과 판매 데이터, 고객 선호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7,000만가지 제조법을 시도하고 분석한다. 
    • 이런 위스키에는 분자 요리처럼 분자 위스키(Molecular whiskey)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 일상 생활에서 도움되는 숙취해소제는 생강 추출물이 포함된 것이 있다. 생강에는 진저롤(Gingerol)이나 쇼가올(Shogaol)을 비롯한 여러 화학분자가 함유되어 있어 어지럼증과 구토감을 가라앉히는데 도움된다.
  •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라는 기법은 화학 분자마다 모양이나 크기, 질량이 다르므로 와인 속 성분을 하나씩 분리할 수도 있다. 보르도 몇 개 농장에서 수십 종의 와인을 선정해 원산지와 빈티지를 포함한 데이터를 학습시켰더니, 전혀 학습되지 않은 와인들을 식별시켜도 생산 농장을 완벽히 맞출 수 있다. 
  • 브로큰 배럴은 이름 그대로 부서진 통을 사용한다. 매시 빌 방식에서 착안한 오크 빌을 고안하여 숙성에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 술통을 부수고 조합해 위스키의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맛과 향을 조절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누더기처럼 이어진 통에서 숙성해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