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에세이와 철학서의 교집합인 책. 나 또한 일과 삶에 대해 고민을 하며 사는 사람이기에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특히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들이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길을 보여주는 개척자가 되어주시길 응원합니다!

#기억에 남기고 싶은 문장

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 일을 규정하고, 각자의 리듬에 따라 일하며 살면서도, 적당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p.11)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언제나 함께 온다. 그중 무엇을 중심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로 엮을지는 내 선택이다. 내 이야기에 대한 편집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p.36)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출근 3일 만에 덜컥 걸려버린 감기와 쏟아지는 일더미에 흐물흐물해진 아침 출근길, 나도 모르게 “아이구, 힘들다” 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그 말에 나도 놀라 “넌 사는 게 괜찮아?” 하고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은 흐, 픽, 흥, 허, 풉을 뒤섞은 외마디의 감탄사를 내뱉고는 5초쯤 후에 “잘하고 싶은 게 있으면 괜찮은 것 같아”라는 대답인지 대답이 아닌지 모를 말을 하더니 “사니까 사는 거지, 가 아니게 만드는 건 그런 일이야” 하고 덧붙인다. 늘 책을 붙들고 사는 건 난데, 남편은 가끔씩 이런 말을 해서 나를 움찔하게 한다. (p.131-132)

과거에는 명확했던 기준으로 더 이상 분류할 수 없는 사람과 사례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애매함을 포용해주는 영역이 필요하다. 과거의 기준으로 보아 단일하고 깔끔한 목표는 의미 있는 차이, 지금 막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억누를 가능성이 크다. (p.147)

크고 작은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우연히’ 다음 단계를 발견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두는 것,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찾아가는 것. 전통적인 이름으로 담을 수 없는 파편적 경험들을 관통하는 ‘이름’을 붙이고 말하는 것 (p.163)

“제가 (앞서) 100만원 받는다고 100만원 어치만 일하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작은 일을 크게 해보세요. 어느 순간 내공이 쌓여서 큰일을 하는데도 고생은 작은 날이 올 겁니다.” (p.171)

먼저 시작한 사람은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 공과 과가 모두 들어 있는 일의 경로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실패가 개인적인 시행착오로 끝나지 않고 공동의 자산으로 진화한다 (p.179-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