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책바 단상_무제

작성자
J
작성일
2016-02-04 11:28
조회
809
# 1.
책바에 외국인 손님들이 오신 적은 종종 있다. 한국 손님이 데려온 경우가 전부다. 그런데 오늘은 홀로 오신 외국인 손님이 있었다.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오신 여성이고 그래픽 디자인과 동시에 바텐더를 하신다. 독립 서적도 만들고 있다. 한국에 오신지는 한 달이 채 안되었고 친구가 재미난 공간이라고 소개를 하였다고 한다. 나는 책바의 99.9%의 책이 한글로 쓰여졌기에 잠시 당황을 했지만, 다행히도 한 책을 발견했다. 작년 파리에 출장을 갔던 지인이 선물로 사온 오르셰 미술관 특별전 도록이었다. 하필이면 특별전 주제가 '19세기 중후반의 창녀들' 였지만. (먼산..) 덕분에 이 손님은 칵테일을 드시며 책 한 권을 열독하고 있다. 읽는 도중 노트를 꺼내어 필기를 하시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제는 각종 언어로 된 책도 구비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다섯시간 여를 머물고 가셨는데, 먼 곳까지 오셨으니 책바가 소개된 잡지를 한 권 선물해드렸다. 너무 기쁜 나머지 나에게 '오빠' 라고 하신다! (그 전에, 내가 한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남자 사람에게 오빠라고 부른다고 이야기를 했...)

# 2.
책바에는 책덕들이 종종 오신다. 그래서 나는 손님들이 "책을 많이 좋아하세요?"라고 물으시면, 감히 "네"라고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냥 조금 좋아한다고만 말씀을 드린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책바의 책을 둘러보시더니, 한 중고책을 집으며 판매를 하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중고책이기에 아니라고 말씀 드렸다. 그런데 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원래 판매가의 3-4배 가격으로 그 책이 판매된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절판된 책이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중고서점에서 원래 판매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을 한 것이었다는.. (또 먼산) 손님 덕분에 나는 그 책의 겉면을 정성스레 비닐 포장 했다. 책바의 라인업이 화려해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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