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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 잔 마시면, 꼭 두 잔을 시키게 되는 ‘위스키 사워’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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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작성일
2022-10-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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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아버지가 은퇴하셨다. 몇 년 전의 정식 퇴임 후 일종의 계약직처럼 일하시는 것으로 알았는데, 며칠 전 어머니와의 통화를 통해 공식적인 변화를 알게 됐다. “너희 아빠, 요즘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더라.”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다가 은퇴를 맞이한 이들은 노쇠함이 현저히 드러난다고 한다.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일꾼으로서 기여하는 바가 적어졌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니 최근 아버지의 연락이 잦았다. 일을 핑계로 모든 연락을 다 받진 못했고, 때로는 퉁명스럽게 받았던 날들을 반성하게 됐다. 새치미(츤데레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단어로 대체할 것을 추천하였다)한 아들로서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아버지를 떠올리며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헌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2019’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발걸음이 극장 문 앞까지 향했는데, 미국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을 각색해 만들었다니 도저히 안 볼 수 없는 영화다. 사건의 배경은 1960년대 후반의 미국 캘리포니아. 당시 미국은 한창 베트남전이 진행 중이었고, 이에 회의를 느낀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국의 주류 사고방식에 상반되는 히피 문화를 추종하는 흐름이 늘어났다. 기존 사회의 질서를 부정하던 그들은 자유와 평화를 사랑했으며 이성보다 감정을 우선시했고, 그 수단으로 각종 약물을 탐닉하기도 했다. 그리고, 극단적인 히피들로부터 추앙받았던 사람 중 한 명이 찰스 맨슨이다.
찰스 맨슨은 폴란스키가(家) 살인사건으로 악명을 떨친 범죄자다. 원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비틀즈 같은 뮤지션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음반 제작자인 테리 멜처가 자신의 데모 테이프를 혹평했다는 이유로 다른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살해를 공모한다. 그런데 하필 테리 멜처는 이미 이사를 했고, 그들이 들이닥친 집에는 영문도 모르는 다섯 사람이 있었다.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영화감독인 로만 폴란스키의 부인 샤론 테이트와 지인 네 명이었다. 이들은 잔인무도하게 살해당한다. 모두 자신의 생에서 제대로 꽃 피지 못한 청춘이었다.
반면, 영화에서는 살해를 공모한 맨슨 패밀리가 샤론 테이트가 아닌 이웃 릭 달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역)의 집으로 향한다. 릭 달튼은 누구인가. 당시로부터 십여 년 전인 1950년대를 주름잡던 배우다. (가상의 인물이다) 그가 출연했던 서부극 ‘바운틴 로’는 길을 걷다 옷깃을 스치는 모든 사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풋풋한 신인 배우에게 얻어맞는 악역으로 간신히 배우의 삶을 유지하는 한물간 인물이다.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역)는 릭 달튼의 스턴트 대역을 오랫동안 맡았다. 릭의 커리어가 내리막을 향하자 클리프 역시 직업의 안정성이 불투명해졌다.
이런 릭이 오랜만에 괜찮은 배역을 맡게 됐다. 주연급 조연이다. 촬영 당일 릭은 대사를 반복해서 틀리고 만다. 그는 트레일러로 돌아와 분노를 동반한 자책(이라기엔 현란한 욕)을 하다가 대사 한 구절을 나직이 내뱉는다. “그러게 왜 밤새 술을 처마셔. 위스키 사워를 여덟 잔이나 처마셨어. 넌 구제불능 술꾼이야.” 릭 달튼은 우울해하고 있었지만, 그 장면을 본 나는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세상에, 위스키 사워가 이렇게 멋진 대사로 등장하다니. 여덟 잔이나 처마실 정도로 매력적으로 등장하다니.
‘책바’에서 주문받았던 경험으로 미뤄보면, 위스키 사워(Whiskey Sour)는 손님들이 종종 잘못 발음하는 칵테일 중 하나다. 대부분 ‘위스키 샤워’라고 발음한다(자매품으로 미도리 샤워, 아마레또 샤워가 있다). ‘사워(Sour)’는 베이스가 되는 술에 레몬과 당을 더해서 만든 칵테일을 일컫는다. 신맛이 있기에 사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자카야에서 종종 주문하는 ‘사와’라는 술의 오리지널이 ‘사워’다.
위스키 사워는 1870년 1월 4일 위스콘신주의 신문 ‘와우케샤 플레인 딜러(Waukesha Plain Dealer)’에서 처음 언급됐다. 추측해보자면 위스키라는 독한 술을 마시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당시에도 있었을 것이고, 그들이 위스키에 당을 섞었을 것이며 상큼한 풍미를 가미하고자 레몬이나 라임도 넣기 시작했을 것이다. 덕분에 위스키의 중후함에 신맛과 단맛의 조화로움이 더해진 칵테일이 탄생했다.
이후에는 부드러운 풍미를 추가하기 위해 달걀흰자를 넣고 격렬하게 셰이킹해 하얀 포밍을 만들어내는 버전도 생겼다. 셰이킹이 잘 된 위스키 사워는 카푸치노 이상의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위스키 사워는 알코올 도수가 20도 정도긴 하지만 칵테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맛이다. 만약 술이 정말 약한 분이라면 자매품인 엘더플라워 사워를 권장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피트한 위스키 사워를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책바에서는 가끔 손님들이 칵테일을 한입에 마시고 같은 잔을 연달아 주문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달아 주문하게 만드는 단골 범인 중 하나가 ‘위스키 사워’다. 마치 여덟 잔을 연달아 마신 릭 달튼처럼 말이다. 릭 달튼 말고도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다. 헤밍웨이는 파리에 살았던 20대 시절, 가까이 지냈던 피츠제럴드와 함께 여행을 다니곤 했다. 그의 에세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는 피츠제럴드가 위스키 사워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문장이 등장한다.
“결혼 후 처음 떨어져 자는 밤이 부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바로 전날 밤에 그와 젤다가 어떻게 함께 잠을 잘 수 있었을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둘이 논쟁할 문제가 아니었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스키 사워를 단번에 들이켜고는 한 잔을 더 주문해 달라고 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파리는 날마다 축제(이숲)』 중에서.
위스키 사워는 영화뿐만 아니라, 에세이에서도 한 잔으로 끝낼 수 없는 칵테일이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타란티노식의 유혈이 낭자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저물어가는 인물과 꽃 피기 시작하는 인물이 만나며 마무리된다. 역사 속 실제 상황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으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들을 향한 헌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냈다. 나 역시 그동안 고생 많으셨던 아버지에게 박수를 보내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곁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다가 은퇴를 맞이한 이들은 노쇠함이 현저히 드러난다고 한다.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일꾼으로서 기여하는 바가 적어졌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니 최근 아버지의 연락이 잦았다. 일을 핑계로 모든 연락을 다 받진 못했고, 때로는 퉁명스럽게 받았던 날들을 반성하게 됐다. 새치미(츤데레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단어로 대체할 것을 추천하였다)한 아들로서 언젠가 이 글을 읽을 아버지를 떠올리며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헌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2019’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발걸음이 극장 문 앞까지 향했는데, 미국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을 각색해 만들었다니 도저히 안 볼 수 없는 영화다. 사건의 배경은 1960년대 후반의 미국 캘리포니아. 당시 미국은 한창 베트남전이 진행 중이었고, 이에 회의를 느낀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국의 주류 사고방식에 상반되는 히피 문화를 추종하는 흐름이 늘어났다. 기존 사회의 질서를 부정하던 그들은 자유와 평화를 사랑했으며 이성보다 감정을 우선시했고, 그 수단으로 각종 약물을 탐닉하기도 했다. 그리고, 극단적인 히피들로부터 추앙받았던 사람 중 한 명이 찰스 맨슨이다.
찰스 맨슨은 폴란스키가(家) 살인사건으로 악명을 떨친 범죄자다. 원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비틀즈 같은 뮤지션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음반 제작자인 테리 멜처가 자신의 데모 테이프를 혹평했다는 이유로 다른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살해를 공모한다. 그런데 하필 테리 멜처는 이미 이사를 했고, 그들이 들이닥친 집에는 영문도 모르는 다섯 사람이 있었다.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영화감독인 로만 폴란스키의 부인 샤론 테이트와 지인 네 명이었다. 이들은 잔인무도하게 살해당한다. 모두 자신의 생에서 제대로 꽃 피지 못한 청춘이었다.
반면, 영화에서는 살해를 공모한 맨슨 패밀리가 샤론 테이트가 아닌 이웃 릭 달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역)의 집으로 향한다. 릭 달튼은 누구인가. 당시로부터 십여 년 전인 1950년대를 주름잡던 배우다. (가상의 인물이다) 그가 출연했던 서부극 ‘바운틴 로’는 길을 걷다 옷깃을 스치는 모든 사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풋풋한 신인 배우에게 얻어맞는 악역으로 간신히 배우의 삶을 유지하는 한물간 인물이다.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역)는 릭 달튼의 스턴트 대역을 오랫동안 맡았다. 릭의 커리어가 내리막을 향하자 클리프 역시 직업의 안정성이 불투명해졌다.
이런 릭이 오랜만에 괜찮은 배역을 맡게 됐다. 주연급 조연이다. 촬영 당일 릭은 대사를 반복해서 틀리고 만다. 그는 트레일러로 돌아와 분노를 동반한 자책(이라기엔 현란한 욕)을 하다가 대사 한 구절을 나직이 내뱉는다. “그러게 왜 밤새 술을 처마셔. 위스키 사워를 여덟 잔이나 처마셨어. 넌 구제불능 술꾼이야.” 릭 달튼은 우울해하고 있었지만, 그 장면을 본 나는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세상에, 위스키 사워가 이렇게 멋진 대사로 등장하다니. 여덟 잔이나 처마실 정도로 매력적으로 등장하다니.
‘책바’에서 주문받았던 경험으로 미뤄보면, 위스키 사워(Whiskey Sour)는 손님들이 종종 잘못 발음하는 칵테일 중 하나다. 대부분 ‘위스키 샤워’라고 발음한다(자매품으로 미도리 샤워, 아마레또 샤워가 있다). ‘사워(Sour)’는 베이스가 되는 술에 레몬과 당을 더해서 만든 칵테일을 일컫는다. 신맛이 있기에 사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자카야에서 종종 주문하는 ‘사와’라는 술의 오리지널이 ‘사워’다.
위스키 사워는 1870년 1월 4일 위스콘신주의 신문 ‘와우케샤 플레인 딜러(Waukesha Plain Dealer)’에서 처음 언급됐다. 추측해보자면 위스키라는 독한 술을 마시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당시에도 있었을 것이고, 그들이 위스키에 당을 섞었을 것이며 상큼한 풍미를 가미하고자 레몬이나 라임도 넣기 시작했을 것이다. 덕분에 위스키의 중후함에 신맛과 단맛의 조화로움이 더해진 칵테일이 탄생했다.
이후에는 부드러운 풍미를 추가하기 위해 달걀흰자를 넣고 격렬하게 셰이킹해 하얀 포밍을 만들어내는 버전도 생겼다. 셰이킹이 잘 된 위스키 사워는 카푸치노 이상의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위스키 사워는 알코올 도수가 20도 정도긴 하지만 칵테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맛이다. 만약 술이 정말 약한 분이라면 자매품인 엘더플라워 사워를 권장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피트한 위스키 사워를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책바에서는 가끔 손님들이 칵테일을 한입에 마시고 같은 잔을 연달아 주문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달아 주문하게 만드는 단골 범인 중 하나가 ‘위스키 사워’다. 마치 여덟 잔을 연달아 마신 릭 달튼처럼 말이다. 릭 달튼 말고도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다. 헤밍웨이는 파리에 살았던 20대 시절, 가까이 지냈던 피츠제럴드와 함께 여행을 다니곤 했다. 그의 에세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는 피츠제럴드가 위스키 사워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문장이 등장한다.
“결혼 후 처음 떨어져 자는 밤이 부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바로 전날 밤에 그와 젤다가 어떻게 함께 잠을 잘 수 있었을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둘이 논쟁할 문제가 아니었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스키 사워를 단번에 들이켜고는 한 잔을 더 주문해 달라고 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파리는 날마다 축제(이숲)』 중에서.
위스키 사워는 영화뿐만 아니라, 에세이에서도 한 잔으로 끝낼 수 없는 칵테일이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타란티노식의 유혈이 낭자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저물어가는 인물과 꽃 피기 시작하는 인물이 만나며 마무리된다. 역사 속 실제 상황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으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들을 향한 헌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냈다. 나 역시 그동안 고생 많으셨던 아버지에게 박수를 보내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곁에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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