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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리뷰

작성자
J
작성일
2025-01-02 01:21
조회
103
열심히 일했고 틈틈이 해외에도 수차례 다녀왔던 2024년이었다. 이례적으로 일본에 네 번이나 다녀왔는데, 2월에 다녀온 나오시마를 제외하곤 모두 출장을 겸한 목적이었다. 30주 연속으로 기고글을 쓰고 책바시네마를 진행하는 등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던 한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연말에 번아웃이 잠시 찾아왔다..) 건강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식단을 신경쓰고 운동도 더 꾸준히 하게됐다. 무엇보다도 2024년은 2025년을 위한 발판이 되는 한해이기도 했다. 올해는 빛을 내길 바라며.

 

2024의 키워드
  • 책바의 성장과 역할의 변경
책바는 양적으로 성장했고, 그만큼 무게를 견뎌야했던 일 년이기도 했다.

연초에는 정직원 한 명, 파트타이머 한 명이었다가 연말에 이르러서 정직원 두 명, 파트타이머 두 명이 됐다. 추가로 직원을 채용한 이유는 운영 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봄부터 일요일에도 열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오후 시간부터 열게 됐다. 늘어난 운영 시간만큼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직원들의 능숙도가 늘어남에 따라, 내 역할에서 관리자로서의 비중이 커졌다. 칵테일을 직접 만드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그 시간동안 책바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힘을 쏟았다. 스트레스를 받았던 부분은 대체로 HR이었다. 신규 채용한 직원들의 사정으로 인해 서너 차례나 채용을 진행해야했고, 기존 직원들의 관리도 쉽지 않았다. 대표들이 왜 이구동성으로 일보다 사람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일 년이었다. 

더 좋은 리더가 되고, 더 좋은 팀을 만드는 것. 많은 반성과 함께 내년의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 지속성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한해였다. 연초에 알라딘의 제안으로 시작했던 투비컨티뉴드 연재를 30주 동안 쉬지않고 진행했고, 매주 진행하는 책바시네마 행사는 어느새 34번의 모임을 마쳤다. 책바시네마 행사를 진행하며 썼던 글은 올해 말 또는 내년에 책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운동도 꾸준히 했다. 초여름부터 시작한 F45는 부상이었던 한 달을 제외하고 규칙적으로 참석했다. 주3회 이상 참석이 목표였고, 올해의 기록을 보니 74회 참석했더라. 하기 전에 가장 귀찮은 것이 운동인데, 하고 난 뒤에 가장 뿌듯한 것도 운동이다. (올해의 문장..!) 별개로, 여름과 가을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 다니던 시간이 참 좋았다.
  • 일본과 가까워지다
2월에 나오시마, 4월에 오사카, 6월에 도쿄, 12월에 마쓰야마에 다녀왔다. 6월에 도쿄에 다녀오며 이런 생각을 했다. “어차피 일본에 자주 가는 김에 일본어 공부를 해볼까?” 12월에는 JLPT 시험을 봤다. 합격을 해야할텐데… 시험 당일에 듣기가 어려워서 애매하구만.
  • 집돌이로서의 삶
안락한 거주 환경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출근하는 날은 대체로 세 끼 모두 집에서 먹으며, 생존 요리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무쇠 주물냄비와 수비드 기기를 구매하여 무수분 수육과 수비드 닭가슴살의 맛을 알게 됐고, 카레는 올해의 소울푸드가 됐다.  
  • 자연을 향한 동경
8월에 약 2주동안 휴가를 다녀왔던 돌로미티에서의 시간이 참 좋았다. 평균 고도 1600m에 넓이 56 km²에 달하는 알프스 최대 고원, 알페 디 시우시에서 트래킹했던 6시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에 감탄하고 동시에 두려워하는 마음도 커진다. 

 

2024의 OOO (가나다순)

 

2024의 책
  • 끝내주는 인생 (이슬아)
책바에 종종 방문하시게 되면서 오랜만에 읽은 그의 책. 이슬아는 이슬아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 MET에 대한 묘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MET의 경비원이 된 이유부터 깊이 스며든 삶까지, 완벽한 책이었다. 
  • 답신 (최은영) 
기어코 눈물을 흐르게 만들던 문장들.
  • 도쿄를 바꾼 빌딩들 (박희윤)
출국하는 비행기에서 읽고, 늦봄의 화창한 날씨에 그대로 걸으며 오감으로 경험하는 시간은 즐거움 그자체였다. 더불어 일본의 장기 프로젝트 정신은 언제나 존경스럽고 배워야할 부분.
  •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왠지 모르겠으나 장강명 작가의 에세이 문체, 생각, 기획 모두 좋아한다. 특히 이 책은 글쓰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듯.

2024의 먹거리
  • 브루클린 갓파더
승호가 새로 연습한 칵테일이라며 시음용으로 건네줬던 브루클린 갓파더. 아무 기대없이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바로 메뉴에 넣기로 결정했으나 잠정 보류. 그 이유는 첫 번째, 재료로 들어가는 안티카 포뮬라가 단종되었고 (몇 달이 지난 올 1월에 이르러서야 들어온다고 한다) 두 번째, 다시 만들었던 칵테일은 그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안티카 포뮬라가 재입고되면 다시 한 번 시도하기로.
  • 서령과 을지면옥의 냉면
올해 새로 서울에 둥지를 튼 두 공간의 냉면은 모두 훌륭했다. 서령은 야들야들한 제육에 짜배기까지 곁들인다면 완벽한 조합. 을지면옥은 서울 냉면집 중에서 선호도 후순위였는데 이번 경험으로 인해 바뀌었다.
  • 집에서 늘 먹던 그릭요거트와 카레
매일 아침의 그릭 요거트(with 견과류 + 방울토마토 + 샤인머스켓 + 가끔 블루베리)는 일상생활이 됐고, 프로젝트로 바빠서 식사에 에너지를 쏟을 수 없거나 정말 먹을 음식이 없을 때마다 만들었던 카레는 새로운 소울푸드가 됐다. 
  • 퍼멘츠 후무스
퍼멘츠는 그저 힙한 공간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실제로 방문하니 공간의 분위기와 인테리어가 참 마음에 들었고, 후무스는 간과 점도뿐만 아니라 함께 곁들여먹는 가지까지 모두 맛있었다. 책바의 후무스는 퍼멘츠의 후무스 완성도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물론 두 후무스의 방향성은 다르다!
  • 키카 진과 슈틴 진
나라 지역의 야마토 증류소에서 만든 키카(Kikka) 진은 쌀로 만든 주정에, 타치바나라는 이름의 귤과 주니퍼 베리 그리고 당귀를 증류하여 만들었다. 60도에 달하는 고도수에 고소한 향이 더해져 니트로 차갑게 마시면 참 맛있는 진이다. 책바에서는 니트로 주문할 경우 냉동고에서 꺼내서 드린다. 

슈틴(Stin) 진은 빈 공항 면세점에서 별생각없이 사왔는데 각종 보태니컬의 향이 폭발적으로 뿜어져나오는 술이었다. 반가운 손님에게 선물로 한 잔 씩 드리곤 했는데 모두가 만족하였던 술.

2024의 영상
  • 듄: 파트2
아이맥스 영화관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영화라는 장르로서의 큰 감동. 
  • 챌린저스
영화가 이렇게 힙할 수 있는가. 서사와 음악 모두.
  • 퍼펙트 데이즈
기내 영화 서비스를 통해 우연히 만난 올해 최고의 영화. 일상에서 자신만의 빛을 만나는 삶은 누구나 아름답다.
  • 더 커뮤니티 : 사상검증구역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다니.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을 친구가 만들었다니. 
  • 흑백요리사 : 요리계급전쟁
명실상부한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

2024의 공간
  • 카페 멜리에스 (경기도 광주시)
맑은 햇살이 비추는 날씨에 가면 천국
  • 테시마 미술관 (테시마 섬)
세상에 이런 미술관도 존재한다. 침묵 속에 자연의 은밀한 움직임이 함께하는 미술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 하리오 카페 (도쿄 이즈미 가든)
외관만 보고도 이 카페에 드나드는 직원과 손님 모두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더군다나 미술관 안에 있다니. 심지어 올해는 지나치기만 했기에 다음에 꼭 방문해서 경험해보고 싶다.

2024의 물건
  • 니콘 망원렌즈 Z DX 50-250mm F 4.5-6.3VR
책바 인스타그램에서 올라오는 사진은 대부분 이 렌즈를 통해 탄생했다.
  •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
생각보다 편한 것 같지는 않은데, 어느새 목어깨 근육통이 사라졌군...
  • 아르마니 누아 코가네
겨울 향수는 오랫동안 탐다오였는데 이제는 누아 코가네가 됐다.

2024의 반성, 뿌듯함, 도전
  1. 올해의 반성 :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2. 올해의 뿌듯함 : 30주 연속 연재 / 출판사 & 편집자 모집 / 책바시네마 시작 / 책바 오후 시간대 오픈 / F45
  3. 올해의 도전 : 주물냄비 & 수비드 요리 / 수염 제모 / 일본어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