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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리뷰

작성자
J
작성일
2020-12-28 19:20
조회
1217

코로나로 인해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한 해 였다.

 

1. 일

  • 책바

    올해 초 책바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몇 가지 시도를 했다. 객단가와 고객 수를 늘리는 방향을 고민한 끝에, 그 방편 중 하나로 책바에서 오프라인 모임인 소셜 드링킹을 세 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2월 말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고, 특히 거리두기 2.5단계로 오후 9시까지 영업할 때는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실제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운영하던 어느 날은 5년 만에 매출이 0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그저 탓만 할 수는 없기에, 여러 방향으로 극복 방안을 고민한 뒤 실행했다. 먼저 향수 브랜드 구딸 파리와 세 차례 프로젝트(로즈 컬렉션, 여름 프로젝트, 어거스트 큐레이티드 박스)를 진행했고,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가게인 녹기전에와 협업하여 시그니처 칵테일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특히 어거스트 큐레이티드 박스는 코로나 시대에 책바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젝트로, 감사하게도 반나절도 안되어 준비했던 100 박스가 모두 판매 되었다. 구딸 여름 프로젝트와 녹기전에 협업 프로젝트는 모두 8월에 진행했는데, 이 때 정말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어느 하루는 오픈 이후로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매출이 0원이고 어느 날은 역대급 매출이니,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던 한 해였던 듯.

    • 흥미로웠던 기회 중 하나는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입점 제안이었다. 봄에 입점 제안이 왔는데, 여러모로 조건이 파격적이라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몇 가지 의견 차이로 결국은 진행하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다시 심해진 요즘 생각해보면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 5주년을 맞이하여 만든 책 <2020 우리가 술을 마시며 쓴 글>에는 특집으로 단골 손님의 인터뷰를 넣었다. 책바문학상은 소설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고,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들로 실을 수 있었다.
    • 힘들었던 순간은 여름의 기나긴 장마. 비가 샐 때마다 수리를 했는데, 다음 해가 되면 또 샜다. 올해는 특히 심각했다. 건물주에게 어필한 끝에 이제서야 제대로 수리한 것 같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제발.
    • 유튜브를 시작했다. 반 년 넘게 고민했는데, 코로나가 그 결정을 앞당기게 해준 것 같다. 오프라인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랄까. 아직 구독자도 천 명 미만이고 방향성도 고민이지만, 앞으로도 즐겁게 잘하고 싶다.
    • 책바 자체의 매출은 작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배달 없이 매출이 증가한 가게가 있다면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이상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소폭 감소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한 해다.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다.
  • 니플리스

    작년과 매출이 비슷. 재구매율만 여전히 높다.

    • 뮤직 에세이 <네가 따뜻하다면, 나는 녹아도 좋아>를 썼다. 코로나가 한창 진행되었을 봄 즈음 출판사로부터 제안 받았고, 좋아하는 캐릭터인 올라프가 소재란 점과 뮤직 에세이라는 특이한 형태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웬만한 기회라면 다 해야한다는 절박함이 더해져 쓰기로 결정했다. 결정에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출간 시점이었는데, 누가봐도 올라프는 겨울을 상징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여름에 출간하고 싶어하셨다. 마감 맞추느라 고생 좀 했다. 겨울에 출간되었다면 어땠을지 가끔 생각한다.
    • 알고 지내던 김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받아 <칵테일 탐구생활>을 감수했다. 봄에 이야기가 오갔는데, 책 자체에 많은 수정이 이루어져 가을에야 출간되었다. 이로서 술 관련 책은 <애주가의 대모험>에 이어 두 번째 완료.
  • 강연 및 클래스

    코로나로 인해 계획되었던 몇몇 강연과 클래스가 취소되었다. 구딸 파리의 VIP 클래스는 궁금했던 장소인 아모레 성수에서 프라이빗하게 두 번에 걸쳐 진행했고, 연말에는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줌으로 온라인 강연을 하기도 했었는데 처음에는 어색해도 적응한 뒤 즐겁게 할 수 있었다. (http://insungjung.com/project/?mod=document&uid=676&pageid=1)

 

2. 취미

  • 독서

    37권의 책을 읽었다. 기록을 보니 소설, 경영, 경제, 매거진을 주로 읽은 것 같다. 많은 일을 하느라 독서량이 적었던 점이 조금 아쉽다. (작년에 50권 정도를 읽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더 바쁘게 일했나보다) 올해의 다섯 권을 꼽자면 슈독,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인터플레이: 아트뮤지엄에 관한 대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시선으로부터.

    • 슈독 (by 필 나이트)

      오랜만에 두근거리며 읽었던 경영인 자서전. 이토록 즐겁게 읽었던 기억은 7년 전에 읽었던 토니 셰이의 <딜리버링 해피니스> 정도가 떠오른다. 토니 셰이가 사업 자체(그가 했던 사업 중에는 자포스 이외에도 지렁이 농장, 크리스마드 카드 판매 등이 있었다)에 미친 사람이었다면, 필 나이트는 오로지 신발에 미친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책 제목도 슈독(Shoedog) 아니겠는가. 사업이 얼마나 재밌고 또 괴로운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적지 않은 분량을 자금 대출 장면이 차지한다. 책은 다소 두텁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마지막엔 감동까지.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by 헤르만 헤세)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을 때 제목은 <지와 사랑>이었다. 지식과 절제를 추구하는 나르치스와 사랑과 본능을 찾아 떠나는 골드문트의 이야기인데,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언젠가 세상에 존재할 내 아이가 읽으며 자란다면 좋겠다.

    • 인터플레이: 아트뮤지엄에 관한 대화 (by 그린 앤 블루)

      미술사와 건축을 각각 공부한 두 친구가 미술관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탄생한 독립출판 책. 미술관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뿐만 아니라, 각자의 전공 지식이 적절히 어우러져 재미있게 읽었다. 그동안 다녀왔던 미술관과 전시에 대해서는 반추하게 되고, 가고 싶은 곳들도 생겼다. 최우선순위는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클립토테크 미술관 그리고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 미술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읽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바에도 4차 재입고 중.

    •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by 이본 쉬나드)

      뾰족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로 가득한 경영서가 아니다. 어느 한 브랜드의 역사와 고집스런 철학이 담긴 책일 뿐이다. 하지만 성장과 신념을 동시에 끌고가는 뚝심을 엿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독자의 행동을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은 뒤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시선으로부터 (by 정세랑)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장편을 좋아한다. 정세랑 작가의 이번 소설을 읽고선 언젠가 이루고 싶은 가족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다. 통통 튀는 각자만의 에너지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언젠가 딸이 생긴다면 해림의 모습이 담겼으면 좋겠고 명혜 같은 엄마가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엄마 미안) 어두운 현대사부터 당면한 이슈까지 사뭇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경쾌하게 표현한 작가님께 박수를.

  • 투자

    올 3월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역대급 하락을 경험했고 그 물살에 나도 휩쓸릴 수 밖에 없었다. 하루에 몇 백 만원씩 사라졌다. 비현실적인 기분이었다. 그 때 버티자는 심정으로 손절하지 않고 매수를 꾸준히 진행했고, 결국 현재는 목표 이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의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로 찾아올 대위기에는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겠다고 다짐함. 결론적으로, 올해는 목표 이상으로 자본이 늘어났다. 투자를 하지 않고 코로나를 맞닥뜨렸다면 어땠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 운동

    • 수영

    수영을 일 년 가까이 꾸준히 한 끝에 드디어 마스터 반에 진급했다. 그 시점이 1월이었다. 스노클까지 사며 신나게 물살을 가르려던 찰나, 코로나가 등장하셨고 10개월 가까이 못하는 중.

    • 달리기

    올해의 운동은 달리기였다. 그냥 한 번 달려볼까?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5월 한 달 동안 107km를 29번에 걸쳐 달렸다. 몇 년 만에 소주 세 병을 마셨던 다음 날에도 달리기를 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 감탄도 했음. 회차 지점에서 잠시 쉬며 고양이에게 츄르를 건네주는 순간도 좋았다. 대부분 혼자 달렸지만, 가끔 함께 달렸던 친구들이 큰 힘이 되어줬다.

    • 헬스

    홈트레이닝을 틈틈이 하고 있고, 석 달 동안 도수 치료를 받았을 때 PT도 병행.

3. 기타

  • 7월의 환기 미술관
  • 동갑 친구들 (5월의 달리기와 동자돌스)
  • 대장내시경 포함한 건강검진 성공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86회> 출연

 

올해의 공간: 6월의 정동길, 6월의 뮤지엄산, 10월의 월드컵 공원, 제주도, 성민씨와 민관이 집

올해의 소비: 아이맥 신형, <Dance> by Qwaya

올해의 술: 파라 그랜드 토니 10년, OBC 코스모 에일

올해의 영화: 매트릭스, 버드맨, 그린북, 봄날은 간다

올해의 음식: 건강검진 후 하동관 스무공, 을밀대 거냉 + 소주, 내도바당횟집 고등어회

올해의 드라마: Rome, 빌리언즈, 나의 아저씨, 슬기로운 의사생활

올해의 전시: 리움 미술관 상설전, 갤러리 현대 50주년 특별전, PKM 갤러리 이정진 <Voice>